
"니 지금 뭐라카노."
홀어머니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멀쩡하게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겠다는 아들의 말에 어머니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시골에서 힘들게 농사를 짓고 살았지만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취직한 아들 때문에 남부럽지 않은 어머니였다. 그런 아들이 농사를 지으러 오겠다고 했으니 어머니의 반대는 당연했다.
2008년 2월, 그는 LG전자 해외영업부를 1년6개월 만에 그만두고 그렇게 다시 고향 땅을 밟았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났고, 이제 그는 억대 부농 청년이 됐다.
경북 김천시 조마면에서 버섯 재배를 하고 있는 김정훈 씨(28) 이야기다.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선택한 귀농은 그의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업만큼 시장이 큰 블루오션도 없을 거예요. 대기업에서의 10~20년 뒤 모습보다 농업경영인인 제 모습이 더 멋있어 보였습니다."
물론 생각만큼 귀농 생활이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구상한 `웰빙 채소` 사업이 6개월 만에 실패로 끝나자 좌절감도 맛봤다.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재배해 먹을 수 있는 채소 장사를 시작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찰나 그는 우연찮게 인터넷에서 표고버섯에 대한 자료를 봤고 순간 `이거다` 싶은 강한 매력을 느꼈다.
특히 톱밥에서 재배한 버섯 생산이 5%도 채 안 된다는 국내시장을 꿰뚫어 보고, 버섯 재배에 열정을 쏟기로 마음먹었다. 2009년부터 1년 동안은 경북대 농민사관학교에서 40~50대 어르신 틈에 끼어 `버섯 마이스터` 교육 과정도 이수했다. 하지만 수억 원이 드는 시설비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남들이 버리는 각종 자재를 주워 비용을 절약했다.
3억원가량 하는 톱밥 제조 공장을 5000만원에 건립했고, 3000만원가량 드는 비닐하우스 한 동을 주워 온 자재로 500만원에 만들었다. 그렇게 해 김씨는 2년 만에 비닐하우스 18개동에서 표고버섯과 노루궁뎅이 버섯을 연간 2t가량 생산하게 됐다.
올해 매출액은 1억5000만원, 내년에는 2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그가 손에 쥐는 순수익도 1억원이 넘는다.
그는 귀농 인생의 행복함을 땅에 비유했다. "농촌에서는 실패하면 그 땅에 다른 꿈을 다시 심을 수가 있어요. 하지만 도시의 아스팔트는 다른 꿈을 심을 수가 없어요. 이게 바로 농촌의 매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