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읍 이은리 지리산천령표고농원 박미란(47) 대표는 "표고 농사를 지으면서 무슨 농사든 쉬운 농사는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박씨는 "표고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늘막을 설치하고 대충 수분만 적당하게 맞춰주면 저절로 자라는 걸로 생각한다. 저도 표고 농사를 짓기 전에는 그랬다"고 했다.
물론 버섯이 탐스럽게 자라는 것을 보는 재미와 수확의 기쁨도 쏠쏠하다. 또 표고가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봄과 가을을 제외하면 조금은 여유가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했다.
박씨는 백전면이 고향이다. 지인의 소개로 함양읍 인당마을이 고향인 남편(49)을 만나 결혼했다. 그는 맞벌이 부부로 결혼 전부터 다니던 직장생활을 이어가다 둘째를 출산한 뒤 육아를 위해 10여 년 다녔던 직장을 퇴직했다. 4년 동안 육아에만 전념했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새로운 직장을 구해 워킹맘을 자청했다.
40대가 되면서 남편이 퇴직한 뒤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미래를 설계하게 됐다. 이런저런 정보를 수집하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 표고버섯 재배였다. 함양읍 이은리에 논 600여 평을 소유하고 있던 터라 이곳에 버섯농장을 만들기로 했다. 5년 전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험 삼아 100평짜리 비닐하우스 1동을 지어 표고버섯 재배를 위한 준비를 했다. 참나무 원목을 구입해 구멍을 뚫고 표고버섯 종균을 주입했다.
참나무 원목가격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개당 5000원 안팎이다. 1동에 들어가는 원목은 대략 1500개라고 한다. 비록 시험 삼아 재배하는 것이지만 이들 부부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이나 일과 이후 틈틈이 버섯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박씨가 직장을 그만두고 버섯재배에 올인 했다. 해마다 한동씩 버섯 재배사(하우스)도 늘려갔다. 현재 모두 4개동의 참나무 원목 표고버섯하우스가 완성됐다.
표고버섯은 참나무 원목 또는 베이지를 이용해 재배하는 데 지리산천령표고버섯농장에서는 참나무 원목 표고만을 고집한다. "베이지를 이용해 버섯을 생산하면 훨씬 생산량도 많고 자금 회전율도 빠르지만 베이지 표고와 참나무 원목 표고는 품질과 영향성분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있다. 물론 가격도 원목 표고가 비싸다. 하지만 베이지 표고버섯은 수확량이 많아 수익적인 면에서는 베이지 표고가 유리하다"고 했다.
박씨는 "비록 수익은 많지 않더라도 참나무 원목을 이용해 자연산에 가까운 맛 좋고 품질 좋은 친환경 표고버섯 생산으로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표고버섯은 저온성, 중온성, 고온성 등 3종으로 나눠지는 데 우리 농장에서 재배하는 표고는 저온성이라 봄, 가을에 생산량이 많고, 성장 속도가 느리긴 하지만 겨울에도 생산된다"며 자신이 키운 표고가 어떤지 맛보라고 건넨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에 진한 버섯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은은한 버섯향은 긴 여운을 남기듯 오래도록 입안에 머문다.
박씨는 "갓머리가 거북등처럼 적당히 갈라진 화고가 있고 기둥과 갓 사이 간격이 손가락하나 정도 들어가는 것이 최상품이다"며 좋은 표고버섯 고르는 팁을 알려준다.
항암, 면역력 강화 등 표고버섯의 효능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꾸준히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올해부터는 차와 분말로도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했다. "비타민 파괴를 막기 위해 태양광으로 자연건조 시켜 가공제품을 만든다"면서 "표고버섯차 티백도 일반 티백이 아닌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것을 사용해 소비자들의 건강을 한 번 더 생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