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겨울에도 금세 땀방울이 맺히는 뜨거운 시설하우스 안.
14개동 달하는 시설하우스에는 종자목 약 10여 만개가 고품질의 상황버섯을 품고 있다. 바로 강훈규(69)·강태욱(35)씨 부자가 산청 생비량면에서 키우는 ‘지리산 새희망 상황버섯’ 농장이다. 산청 생비량면에는 5개농가가 상황버섯농사를 짓는데 한 해 약 5000kg가 출하될 정도로 전국에서도 생산량이 높다. 특히 강씨 부자가 운영하는 농장은 6611㎡(2000평),시설하우스 14개동으로 경남에서는 최대규모에 속한다.
수확시기는 7월말에서 8월까지 연중 한 번 수확한다. 시설하우스에 걸린 종자목은 참나무로 농작물에 비교하면 토양이다. 나무를 무균처리 후 톱밥과 상황버섯 종균을 심어 시설하우스에 걸어둔다. 수명은 3년으로 상황버섯이 나무 옆 보다는 밑으로 바르게 자라야 상품가치가 충분하다. 이맘 때 상황버섯 농사는 수분을 정기적으로 주는 시기로 무엇보다 온도와 습도관리가 농사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 식용 활용보다는 약용 수요가 많지만 최근에는 돼지수육이나 삼계탕을 삶을 때 넣어 잡냄새를 잡는데 탁월해 인기가 높다. 상황버섯은 주로 도매업으로 팔려나간다. 1kg당 15만원 정도로 소매 판매 가격보다는 저렴하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곳 상황버섯을 진주중부농협, 산청농협, 네이버스토어팜을 비롯 다양한 로컬푸드매장에도 만날 수 있다.
‘지리산 새희망 상황버섯’ 농장을 일군 아버지 강씨는 공무원 생활을 거처 중견기업 총무과장, 농자재 사업을 거쳐 2003년 하우스 1개동으로 과감히 도전했다. 당시 처남이 후두암에 걸리면서 암에 좋은 약재를 찾다 상황버섯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이후 점점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기만 하면 계속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고민끝에 상황버섯농사를 선택한 것이다. 이 때 선택한 상황버섯 때문인지 처남은 완쾌되어 지금까지도 건강함을 유지하고 있다.
아버지 강씨는 “첫해 농사는 주변 사람들도 놀랄만큼 매우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성공 후 새 종자목과 오래된 종자목을 하나의 시설하우스에 합치면서 농사에 실패했다. 수확량이 1/6 수준으로 폭락했다. 그렇게 온몸으로 느낀 상황버섯 노하우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훌륭히 가꾼 농장이었지만 아버지 강씨는 곧바로 아들에게 물려받을 것을 강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들이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하길 원했고 농사는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울에서 회사도 다녀보고 세상을 경험한 아들 강씨는 아버지가 일군 농장만한 것이 없다고 마음이 기울었고 아버지께 먼저 상황버섯 농사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 본격적인 영농수업을 위해 영농후계자를 비롯 버섯 종균기능사도 획득했다. 상황버섯 농사 특성상 겨울에는 비교적 한가했지만 이제는 1년 내내 농사와 종균배양에 몰두하면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농장은 이제 아버지의 오랜 노하우와 아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결합돼 더욱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아들 강씨는“처음부터 가업을 이어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졸업 후 아버지께 상황버섯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 어느 직업보다도 뿌듯하고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판로가 대부분 도매상에 집중되고 있지만 스토어팜과 대한민국농수산, 우체국 쇼핑 등 소매판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이루신 농장을 기반으로 더욱 규모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마케팅도 강화해 상황버섯하면 ‘지리산 새희망 상황버섯’이 떠올릴 수 있게 브랜드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