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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으로 이룬 농부의 꿈, 합천 '더 버섯랜드' 김정국 대표


【발표 날짜】:2019-09-27  【출처】:김성대 기자
【핵심 팁】:버섯으로 이룬 농부의 꿈, 합천 '더 버섯랜드' 김정국 대표합천군 청덕면 두곡리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더 버섯랜드'의 김정국

버섯으로 이룬 농부의 꿈, 합천 '더 버섯랜드' 김정국 대표
합천군 청덕면 두곡리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더 버섯랜드'의 김정국 대표는 부산 출신이다. 모 자동차 회사에서 서비스업을 18년 동안 했던 그는 오랫동안 생각해온 농부 생활을 팀장 승진 1년 뒤 결심해 기어이 자신의 일상으로 만들었다.

“야근도 잦고 일 자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어요. 무슨 부귀영화를 누릴 거라고 이러고 사나 싶었죠. 하고 싶은 게 뭘까 생각하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처음엔 욕심 없이 왔는데 하다 보니 욕심이 생기더군요.(웃음)” - 김정국 대표

수익성을 위한 최선의 선택 ‘버섯’

올해로 귀농 3년차. 지인들은 하나같이 반대했고 합천 농업기술센터에서까지 “농사 지을 타입이 아니다”는 부정적인 얘길 했지만 김 대표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귀농학교를 다니며 1년 여간 창녕 쪽으로 땅을 알아봤다. 하지만 계약 일주일 전 땅주인의 변심으로 창녕과 김 대표의 연은 이어지지 못했고 결국 부동산의 소개로 합천에 터를 잡는다

김 대표가 버섯을 택한 건 단위 면적당 재배 양이 많은 작물이 바로 버섯이었기 때문이다. 마땅한 토지가 없던 탓에 수익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또한 버섯은 수확 시기 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는데, 처음엔 원목 재배를 생각했지만 자금 회전이 늦은 이유로 지금처럼 배지 재배를 이어왔다. 그러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국산 배지를 쓰는 국내 농가들을 위해 그는 배지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그와 관련해 김 대표는 내년 초 지어질 도농교류센터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가천대학교,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 등과 산학 협력을 맺고 체험, 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데, 1차 생산물만으론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이 일을 김 대표는 현재 하나씩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제일 힘든 건 시설입니다. 시설이 갖춰져야 제대로 된 품질이 나오죠. 최상의 제품을 위한 시설이 현재로선 가장 필요한 요소입니다.” - 김정국 대표

<본초강목>과 <동의보감>이 인정한 버섯 ‘녹각영지’

김정국 대표는 표고버섯과 녹각영지버섯을 재배한다. 사슴뿔을 닮은 녹각영지는 죽은 뒤에도 썩지 않고 광택이 나는 것으로 알려진 버섯이다. 중국 약학서 <본초강목>에 따르면 산삼과 더불어 상약으로 치는 영지버섯은 항암과 면역효과가 뛰어나 예부터 한중일 삼국에서 질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쓰여 왔다. ‘상약’이란 매일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약효가 특정 기관에 한정되지 않으며, 면역력을 높이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약을 가리킨다. <동의보감>에서도 “독이 없고 마음을 밝게 해 위를 양생시키고, 안색이 좋아지며 배고픈 줄을 모르게 하”는 식물로 영지버섯을 기록하고 있다. 녹각영지버섯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글루칸 함유량도 탁월한데 느타리버섯, 일반 영지버섯, 상황버섯 등에 대비 무려 41.9%를 함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녹각영지를 올해는 경북 영양과 성주군에 분양만 했다. 그는 조만간 3중 하우스 녹각영지버섯 재배사를 지을 생각이다. 또한 성주와 영양, 무주의 세 농가와 함께 녹각영지 가공제품도 준비하고 있다. 녹각영지액을 스틱에 넣어 약용으로 짜먹는 스타일로, 일정 수익이 올라와 자체 가공 공장을 만들기 전까진 OEM 방식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더 버섯랜드의 판로는 계속 다각화 되고 있다. 공판장을 비롯해 합천파머스 조합, 전국 9개 버섯농가가 함께 인터넷 판매를 도모하는 와디즈(WADIZ) 펀딩까지. “이론만 갖곤 어림없다”고 말하는 김정국 대표는 각자 경험치와 정보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모였다 상생 모임으로까지 이어진 농가들의 연대에 따로 의미를 부여했다.

“표고, 녹각영지버섯과 관련해 문의가 오고 배우러 오는 분들도 많다. 전 그 분들에게 환상을 심어주진 않는다. 반대로 이 꽉 깨물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현실’을 이야기 한다. 기본적으로 농작물은 잘 만들어 수익성을 노려야 한다. A라는 품목의 품질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는 누구도 없다. 저 역시 계산기 숫자가 지워질 만큼 많이 두드려 봤지만 상중하 편차가 심해 좌절하기 일쑤였다. 만사가 그렇듯 이 일도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은 없다.” - 김정국 대표

기업형 ‘종자업’ 준비 중

김 대표의 향후 계획엔 종자업도 포함돼 있다. 근래 문제가 된 중국산 배지 피해자들이 적어도 합천에선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농가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기가 힘들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다.

작목반을 통한 마을 단위 수익 사업 역시 김 대표의 고민 중 하나다. 농작물도 일정한 수량이 나와 줘야 다른 곳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를 위해 임차한 합천 산림조합재배사에 작목반과 함께 들어가 배지를 공급, 생육해 학교 급식 등 대량 공급처를 물색하고 있다.

“농촌 생활이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차이가 많더군요. 단순히 생산해서 판매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전 과정이 제 손을 다 거쳐야 하는 게 바로 농사일이더라구요. 회사에선 내 분야만 하면 됐는데, 농작물 재배는 신경 쓸 게 많습니다. 생업이다 보니 ‘여유로운 삶’은 아직 요원하고.(웃음) 지난 3년은 저에겐 꽤 힘든 시간이었는데요, 어머니와 누님이 어디 가서 알아보셨는지 이제부턴 잘 될 거라는군요. 맹신하진 않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큰 힘이 되죠.” - 김정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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