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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버섯 하나로 승부를 건 소박한 맛집, '버섯집'


【발표 날짜】:2018-05-03
【핵심 팁】:'판사는 판결로 말한다.' 법률가 사회에서 오랫동안 전해오는 말입니다. 판사는 자기가 재판한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판결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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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판결로 말한다.' 법률가 사회에서 오랫동안 전해오는 말입니다. 판사는 자기가 재판한 사건에 대한 모든 것을 판결문에 표현하고 다른 방법으로 언급하지 말라는 뜻이지요. 판사가 판결문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판단의 정당성을 언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 변명이 되기 쉽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만큼 판결문에 모든 것을 담아 보여주라는 뜻이 있지요. 성격이 다르지만, 음식에도 그 취지를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셰프는 음식으로 말한다고요. 
 
서울숲 근처에 있는 아담한 식당 '버섯집'의 홍창민 대표(41)에게서는 판결로 말하는 이와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음식을 장황하게 소개하거나 어떤 수식이나 과장이 없습니다.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 말을 아낍니다. 신선하고 좋은 식재료를 갖고 정성을 다해 만든다는 소박하고 진정성이 엿보이는 설명이 전부입니다. 자신이 만드는 음식이 어떠한지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에게 맡기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전 11시에 가게 문을 여는데, 11시 30분께면 줄을 서서 얼마간 기다렸다가 식사를 해야 하니까요. 이런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단골손님들이 기꺼이 기다렸다가 식사를 하는 곳입니다. 
 
'버섯집'은 이름 그대로 버섯이 음식의 중심에 있습니다. 처음 이 집을 찾았을 때 먹은 '맑은 버섯 육개장'의 좋은 맛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사골을 우려낸 깊고 담백한 국물과 버섯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이 가격에!"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건강한 한 끼 식사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술 한잔한 다음날 해장 음식으로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국물을 한 방울도 남기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 
 
이 집에는 테이블에 메뉴판이 없습니다. 벽에 붙어 있는 1장짜리 음식 안내가 전부. 모르긴 해도 굳이 메뉴판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음식 종류가 버섯을 재료로 한 탕 요리 4가지와 전골 하나가 전부니까요. '선택과 집중' 원칙을 확실하게 실천하는 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백한 맛보다 조금 얼큰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얼큰 버섯 육개장'을, 들깨의 고소함을 즐기시는 분에게는 '들깨 버섯탕'을 추천합니다. 전날 약주를 좀 과하게 드셔서 해독이나 진정을 강하게 하셔야 할 분에게는 은이버섯을 넣은 '눈꽃버섯탕'을 강추합니다. 단품 탕도 좋지만 '버섯집' 요리의 백미는 '버섯 생불고기 전골'. 전골에는 목이버섯, 팽이버섯, 갈색느티만가닥버섯, 흰색느티만가닥버섯,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황금팽이버섯, 은이버섯 등 8가지 버섯이 생불고기와 함께 담겨 나옵니다.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버섯과 붉은 소고기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전골요리는 주말은 어느 시간대나 가능하지만 평일은 저녁에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작은 식당이라 부득이 이렇게 운영할 수밖에 없지 싶습니다. 
 
버섯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인들은 버섯을 '신(神)의 식품(the food of the gods)'이라고 극찬하였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은 불로장수의 영약(靈藥)으로 대접해왔고요. 그러다 보니 우리 음식상에서도 버섯은 귀하게 대접받았고 버섯만으로 요리를 하기보다는 다른 요리에 첨가해 맛을 돋우는 식으로 많이 이용해 왔습니다. 가격도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식재료에 비해 만만치가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섯집'에서는 버섯만을 주재료로 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음식을 팔고 있었습니다. 비결이 궁금했습니다. "버섯이 다 비싼 것은 아닙니다. 건강에 좋으면서 가격대가 높지 않은 버섯도 많습니다. 매일 대량으로 소비하다보니 조금 저렴하게 버섯을 구입할 수도 있고요." 홍 대표의 설명입니다. 
 
건강에 좋은 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에도 여전히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말을 아끼는 홍 대표는 빙긋이 웃으면서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박리다매!". 하지만 30석이 채 안 되는 작은 식당에서 무슨 박리다매를 할 수 있겠습니까. 더욱이 이 집 음식은 가격을 낮추는 대신 질도 떨어지는 식당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주는 맛을 품고 있으니까요. 이런 궁금증은 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면면을 보면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 집의 주된 단골은 주변 직장인. 서울숲 주변 주택가에는 디자인 등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제법 몰려 있지요. 과거 의류회사를 다니다가 식당을 차린 홍 대표여서인지 누구보다 이들의 주머니 사정을 잘 아는 홍대표의 배려가 더 큰 이유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식당 문을 나서면서 행복감을 가득 재충전한 느낌을 받은 것은 비단 저희들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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