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뒤 북측이 남측에 송이버섯을 선물해 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외교부는 "대북제재와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8일 UN 안보리 대북제재위 관계자를 인용해 대북제재위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등장한 고급 외제 차량 등에 대한 제재 위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조사 대상 차량을 메르세데스 벤츠 S-600으로 추정했다.
또 이 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만수대 창작사를 방문한 일과 회담 뒤 김 위원장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것이 UN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의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 관련국에 자료를 요청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만수대창작사 방문이나 송이버섯과 관련해 전문가패널이 우리 정부에 자료를 요청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기본적으로 대북제재에 농산물이 포함돼 있지만 제재는 북한이 농산물 수출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취해진 조치"라면서 "송이버섯 선물은 북한의 경제적 이해관계와는 전혀 관계가 없기에 대북제재와 무관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이버섯 선물, 경제적 이해관계 없어... 벤츠 반입, 이미 포함된 내용"
RFA가 조사대상이라고 지목한 벤츠 S-600 차량에 대해 이 관계자는 "고급 리무진의 북한 반입에 대한 내용은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제제위 전문가패널은 지난 2016년 2월에 낸 2015년도 최종보고서에서 안보리 결의 1718호(2006년)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로 2012년과 2015년 사이 군사퍼레이드 등에 등장한 S-600 차량의 북한 반입 사례를 기술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이 차량이 유럽에서 생산돼 미국에서 개조된 뒤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반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이 차량의 반입에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한 회사가 전문가패널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고, 전문가패널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고 썼다.
이 차량이 조사 대상이라는 RFA 보도 내용이 맞다면, S-600 차량에 대해 새로운 정보가 있어 그동안 진행하지 못한 조사를 재개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RFA의 추정과는 다른 차량이 조사대상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월 마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의 평양 방문 때 국무부가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백화원으로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차량의 일부분이 포착됐다. 롤스로이스 팬텀으로 분석됐는데, 당시 김 위원장이 이 차종을 이용한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